[번역] a16z Games: 아니메(애니메이션)가 세상을 삼키다

[번역] a16z Games: 아니메(애니메이션)가 세상을 삼키다

틈새 장르였던 아니메가 이제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대 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포켓몬 고원신 같은 게임들은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귀멸의 칼날 극장판은 개봉 당해 최고의 흥행작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오늘날 아니메는 대중문화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로에베와 지브리 스튜디오의 패션 콜라보레이션부터 챈스 더 래퍼, 위켄드 같은 아티스트들의 노래 가사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죠. data.aiPrecedence Research의 자료에 따르면, 아니메, 만화, 게임을 모두 포함한 전체 시장 규모는 50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측됩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면서 이 산업은 더욱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혁신적인 모바일 게임, 팬들이 직접 만드는 팬픽션과 게임, 캐릭터 역할극, AI 캐릭터와의 상호작용까지 - 아니메는 미래의 창작과 놀이문화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니메가 콘텐츠를 소비하고 즐기는 핵심 매체로 자리잡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전형적인 아니메 팬이 되어가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대부분 진격의 거인 애니메이션이나 원피스 실사드라마, 미호요의 게임과 같은 매력적인 IP를 통해 처음 아니메를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UGC 창작, 브이튜빙 활동, 커뮤니티 참여, 코스프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만의 팬덤을 만들어갑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몇 년 사이 아니메를 즐기는 방식이 단순히 보는 것에서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진화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다음과 같은 여러 방향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 AI 컴패니언 서비스는 전통적인 비주얼 노벨을 한 단계 발전시킨 형태로, 아니메 캐릭터와 IP 분야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형태의 역할극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 로블록스와 같은 UGC 플랫폼은 아니메 팬들이 손쉽게 자신만의 아니메 게임을 만들 수 있게 해줍니다. 팬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게임을 만들며 창의성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습니다.
  • 아니메 스튜디오들은 AI 기술을 도입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AI 기반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이라는 새로운 핵심 요소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 브이튜빙(VTubing)은 팬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되어 직접 활동할 수 있게 함으로써, 수많은 아니메 팬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길을 열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볼까요?

아니메의 간략한 역사

아니메는 일본에서 탄생한 독특한 애니메이션 장르입니다. 선명한 색채와 그래픽, 또렷한 외곽선, 크고 과장된 눈, 화려한 머리색이 특징적입니다. 1900년대 초 단순한 그림만화로 시작했지만, 진정한 전성기는 1960-70년대에 찾아왔습니다. 아스트로 보이, 루팡 3세, 아키라, 기동전사 건담, 그리고 지브리 스튜디오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들이 그 시작을 알렸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아니메는 나루토, 원피스, 그리고 최근의 진격의 거인 같은 히트작들을 통해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떠올랐습니다. 이제는 축구 선수들이 진격의 거인의 경례를 세리머니로 사용하고, 인터넷에서 수많은 아니메 밈이 공유되는 것을 볼 수 있을 만큼 일상 속에 깊이 스며들었습니다.

지금 아니메는 전례 없는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크런치롤 통계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 사이 시청자 수가 두 배로 늘어나 전 세계적으로 3억 명이 넘는 팬층을 확보했습니다. 넷플릭스도 2022년 기준으로 전체 구독자의 절반 이상이 아니메 콘텐츠를 시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디스코드에서도 전 세계 최상위 4개 서버가 모두 아니메 관련 서버일 만큼 그 영향력이 막강합니다. 아니메는 '몬스터'와 같은 성인용 세이넨 작품부터, '귀멸의 칼날'이나 '나루토' 같은 정통 액션 작품, '오란고교 호스트부'처럼 여성 취향의 순정물, '충사' 같은 사색적인 일상물까지 모든 연령과 취향을 아우르는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이처럼 폭넓은 스펙트럼 덕분에 다양한 팬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IP와 캐릭터에 깊은 애정을 쌓아왔고, 탄탄한 팬 커뮤니티를 형성했습니다. 이런 깊은 애착은 최근 AI 기술과 만나 '와이푸'와 '허즈반도'라는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내며, AI 활용의 대표적 사례로 자리 잡았습니다.

*역자 주: 와이푸(Waifu)와 허즈반도(Husbando)는 아니메(Anime)와 같이 일본식 발음을 영어로 표기한 형태

AI 와이푸/허즈반도의 부상

먼저, 자주 사용되는 용어를 설명해보겠습니다 - '와이푸(waifu)'와 '허즈반도(husbando)'는 무엇일까요? 이는 시청자들이 정서적 혹은 로맨틱한 애착을 느끼는 가상의 여성과 남성 캐릭터를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이런 현상은 예상보다 훨씬 더 보편적입니다.

'폴리곤(Polygon)'의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아니메 시청자의 44%가 아니메 캐릭터에게 호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보고서는 재치있게 "나머지 56%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니메 팬들은 굿즈 구매, 팬아트 제작, 컨벤션 참가, 코스프레 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팬심을 표현합니다. '팬덤(Fandom)'의 통계에 따르면, 66%의 팬들이 어떤 형태로든 팬아트를 만든다고 합니다.

이런 활발한 팬 활동을 보면 캐릭터에 대한 깊은 애착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아니메 엑스포(Anime Expo)는 매년 수십만 명의 팬들을 끌어모으며, 여기에는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 팀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와이푸(waifu)'/'허즈반도(husbando)' 문화는 비주얼 노벨에서 시작되었으며, AI 컴패니언은 이러한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스토리북 게임이 자연스럽게 진화한 형태입니다. 처음 비주얼 노벨은 아니메 스타일의 일러스트가 포함된 연재 소설 형태였습니다.

현재는 플레이어가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가며, 다양한 캐릭터들과의 관계를 선택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게임을 의미합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약 1.5억 달러 규모)이지만,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큽니다. 대표적인 예로, 현재 누적 수익 50억 달러를 넘은 인기 가챠 게임 '페이트/그랜드 오더(Fate/Grand Order)'는 비주얼 노벨 '페이트/스테이 나이트(Fate/Stay Night)'에서 출발했습니다.

선택지에 따라 다르게 전개되는 비주얼 노벨의 대화 시스템은 오늘날 AI 컴패니언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와의 상호작용은 치료사, 교사, 비서 등 실용적인 용도로도 활용되지만,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역시 친구나 연인 같은 감정적 교류입니다(이에 대해서는 제 동료들의 자세한 연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캐릭터AI(character.ai)'의 최상위 캐릭터들은 모두 '원신(Genshin Impact)' 게임의 캐릭터들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서 '라이덴', '야에 미코', '후타오(호두)'가 각각 3억 9천만, 2억 2백만, 1억 1천 3백만 메시지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4천만 메시지에 그친 '일론 머스크'와 큰 차이를 보입니다. 다른 인기 캐릭터로는 인기 만화 주술회전의 '고죠 사토루' (6억 3천 8백만)와 진격의 거인의 '리바이 아커만' (2억 5천만)이 있습니다.

'재니터AI(janitorai)', '처브AI(chub.ai)', '스파이시챗AI(spicychat.ai)' 같은 주요 컴패니언 서비스들도 학교 불량아부터 과보호적인 누나 캐릭터, 심지어 퍼리(furry)까지 다양한 아니메 캐릭터를 제공합니다.

아니메에 특화된 컴패니언 앱도 있습니다. '크러시온AI(crushon.ai)'는 성인용 서비스이고, '토키AI(talkieai)'는 전연령 이용가이며, '하이퍼(Hyper)'는 버튜버 스타일의 실시간 페이셜 트래킹 기능을 제공합니다.

'모에메이트(moemate)'는 브라우저 간 캐릭터 이동과 체스, 체커 게임이 가능하며, '카지워토(kajiwoto)'는 프롬프트와 데이터셋을 상세히 커스터마이즈하고 서버에서 공유할 수 있습니다.

AI 기술은 기존의 수동적인 아니메 시청에서 느끼던 캐릭터와의 준사회적 관계를 더욱 직접적이고 강력한 상호작용으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아니메가 AI 컴패니언 장르에서 이토록 호응을 얻는 이유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로맨스가 이미 수많은 명작 아니메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인기 있는 아니메 게임과 비주얼 노벨 대부분이 로맨스 요소를 포함한 롤플레잉 게임인 만큼, 팬들이 좋아하는 IP와 캐릭터들과 더 깊은 상호작용을 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상호작용은 정해진 대본에서 벗어나 더욱 다채로워질 것입니다. 우리는 음성과 텍스트로 AI 캐릭터와 대화하고,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애니메이션과 반응을 보며, 함께 게임을 즐기고, 더 긴 대화 기록을 통해 서로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미 이러한 콘텐츠 상호작용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세카이(Sekai)'는 AI를 활용해 사용자와 아니메 캐릭터가 함께 등장하는 팬픽션 스타일의 짧은 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한편, '러브 앤 딥 스페이스'(연간 수익 2억 달러 이상, '센서타워' 기준)와 같은 스타일의 오토메 게임(연애 시뮬레이션)을 개발 중인 여러 비공개 스튜디오들도 있는데, 이들은 게임 내 서브 퀘스트, 데이트, 대화 텍스트를 AI로 생성하고 있습니다.

UGC로 실현되는 아니메 팬들의 창작 민주화

아니메는 콘텐츠 창작의 새로운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팬들은 자신만의 아트, 소설, 게임을 만들어 아니메 IP와 소통하며, 이러한 혁신은 전 분야에 걸쳐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트 제작을 위한 '니지저니', 팬픽션 창작을 위한 '노벨AI', 창작자 후원 플랫폼 '픽시브 팬박스', 그리고 다양한 UGC 게임 플랫폼들이 이를 가능케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로블록스'의 인기 게임 상당수가 '원피스'나 '원펀맨' 같은 IP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일 활성 사용자 6천만 명, 월간 활성 사용자 3억 명을 보유한 플랫폼에서 이는 엄청난 규모의 아니메 팬층을 보여줍니다.

특히 '로블록스'는 주 이용층이 아동과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AI 컴패니언이 팬들에게 IP와 상호작용할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는 것처럼, UGC는 팬들이 좋아하는 IP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새롭게 창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400억 회 이상의 방문을 기록하며 '로블록스'에서 두 번째로 인기 있는 게임인 '블록스 프루츠(Blox Fruits)'는 '원피스(One Piece)'를 모티브로 한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해병이나 해적 중 하나의 진영을 선택해 적과 싸우고, 캐릭터를 성장시키며, 악마의 열매/블록스 열매와 패기를 통해 특별한 능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70억 회 이상의 방문을 기록한 네 번째 인기 게임 '더 스트롱게스트 배틀그라운드(The Strongest Battlegrounds)''원펀맨(One Punch Man)'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특수 능력과 콤보를 가진 다양한 영웅들 중 하나를 선택해 다른 플레이어들과 대결을 펼칠 수 있습니다. '마인크래프트'에서도 플레이어들이 즐겨 찾는 인기 서버 중 상당수가 '포켓몬'이나 '나루토' 기반의 서버들입니다.

이러한 게임들의 인기에는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양질의 아니메 IP 게임이 부족한 상황에서 명확한 플레이어 수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한 예로 "총 든 포켓몬"이라 불리는 '팰월드(Palworld)'가 최근 스팀과 엑스박스 게임패스에서 한 달 만에 2,500만 카피 이상을 판매한 성공을 들 수 있습니다.

둘째는 개발자들에게 아니메 IP 라이선싱이 악명 높게 어렵다는 점으로, 이는 게임 공급 부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언어와 문화적 장벽 외에도, IP가 지역과 형식(영화, 게임, 만화 등)에 따라 서로 다른 당사자들에 의해 소유될 수 있습니다. '크런치롤(Crunchyroll)'이나 '퓨니메이션(Funimation)' 같은 대형 통합사들이 이미 특정 IP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카사기 라보(Kasagi Labo)', '레이어(Layer)', 그리고 '스토리 프로토콜(Story Protocol)' 같은 스타트업들이 IP를 더 민주화하고 접근하기 쉽게 만들기 위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AI 도구가 등장하고 기존 UGC 플랫폼들이 AI를 도입하면서, 창작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팬들이 만드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 믿습니다. 로블록스는 이미 사용자 작업 과정에 AI를 도입했으며, 구글의 딥마인드는 최근 텍스트 입력을 2D 게임 환경으로 변환하는 '지니(Genie)'를 발표했습니다. '텐센트(Tencent)도 최근 원신 같은 오픈월드 게임 제작의 새 지평을 여는 '게임젠-오(GameGen-O)'를 공개했습니다.

UGC 플랫폼을 넘어서, AI 모델과 도구들은 처음 도전하는 창작자들도 전문가 팀 수준의 매력적인 아니메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예술 분야에서는 '스펠브러시(Spellbrush)''미드저니(Midjourney)'가 협력하여 만든 '니지저니(Nijijourney)'가 텍스트로부터 고품질 아니메 이미지를 생성하는 특화된 모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시티브AI(citiv)'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모델들이 있는데, 'SD 1.5'나 '애니메진 XL V3(Animagine XL V3)'의 'SDXL 1.0' 기반으로 각기 다른 스타일과 포즈를 구현합니다.

'요다요(Yodayo)'는 AI 생성 아니메 아트와 캐릭터 챗봇을 결합했고, '픽스AI(pixai.art)'는 원신, 포켓몬, '블루 아카이브' 등 인기 IP를 재현하는 모델을 제공합니다.

애니메이션과 영상 분야의 새내기 창작자들을 위한 선택지도 다양합니다. '런웨이ML(RunwayML)', '루마 랩스(Luma Labs)', '헤드라(Hedra)', '피카랩스(PikaLabs)'가 텍스트로 영상을 만드는 기초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도모AI(domoAI)'로 아니메 특유의 완성도를 높이고, '매그니픽AI(MagnificAI)''토파즈 랩스(Topaz Labs)'로 이미지 개선과 영상 변환이 가능합니다. '일레븐랩스(ElevenLabs)'는 음성 더빙을, '우디오(Udio)''수노(Suno)'는 음악 제작을 담당합니다.

만화 분야에서는 '숏브레드(Shortbread)'같은 기업들이 장면 간 연결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며 웹툰과 만화를 더 쉽게 만들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모델의 정확도, 속도, 비용 면에서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이러한 도구들의 발전으로 기술이나 예술 실력이 부족했던 창작자들도 자신만의 아니메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아니메 게임 스튜디오들이 이끄는 혁신

업계의 다른 한편에서는, 전문 게임 스튜디오들이 기존 IP를 활용하거나 새로운 IP를 만들어 높은 제작 가치의 소비자 경험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아니메 게임들은 게임 산업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는 분야 중 하나로, 사용률이 3% 미만임에도 모바일 앱스토어 지출의 2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몬스터 스트라이크(Monster Strike)'는 '캔디 크러시(Candy Crush)'보다 더 적은 월간 활성 사용자 수(1,000만 명 vs 7,000만 명 이상)에도 불구하고 더 높은 누적 수익을 기록했습니다(76억 달러 vs 69억 달러, '센서타워(SensorTower)' 2016-19). 한편, '미호요(miHoYo)'의 원신은 출시 3년 만에 약 40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역대 최고 수익 게임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니메 게임 스튜디오들은 두 가지 방식으로 플레이어들의 지평을 넓히고 있습니다.

첫째, 드래곤볼, 포켓몬, 드래곤 퀘스트와 같은 인기 IP의 최고 품질 게임을 만듭니다. 수익 상위 10개 아니메 게임 중 6개가 기존 IP를 기반으로 하여, 팬들이 직접 캐릭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합니다.

둘째, 핵심 게임 루프나 기술에서 혁신을 이룹니다. '미호요(miHoYo)'의 원신은 최초의 진정한 크로스 플랫폼 아니메 게임 중 하나였고, '건호(GungHo)'의 '퍼즐앤드래곤즈(Puzzles & Dragons)'는 매치-3와 RPG 메카닉을 최초로 결합했으며, 라이엇의 '발로란트(Valorant)'는 전술 FPS 장르에서 가장 접근성 높은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또한 비주얼 노벨 게임플레이에 'LLM'을 접목하는 실험을 하는 여러 스텔스 스타트업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게임들이 왜 이토록 매력적이고 많은 수익을 올리는 걸까요? 우리는 그들의 성공에 기여하는 몇 가지 주요 요소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검증된, 더 나은, 새로운 것. '포켓몬 고(Pokemon GO)', 원신, '퍼즐앤드래곤즈(Puzzles & Dragons)'와 같은 대박 히트작들은 친숙한 시스템과 독특한 게임플레이 혁신을 결합했습니다. 포켓몬의 경우 독특한 위치 기반 게임 시스템과 최초의 모바일 포켓몬 게임이라는 점이, 원신의 경우 젤다의 오픈월드 게임플레이와 전통적인 가챠 RPG 요소, 진정한 크로스 플랫폼 플레이의 결합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게임들이 배너 기반 라이브 운영과 이벤트, 가챠 수익화, 파워 크립과 플레이어 성장, 츤데레와 같은 캐릭터 성격 유형 등 기존의 검증된 시스템을 차용합니다.
  • RPG의 핵심. 올해 최고 수익을 올린 게임들은 거의 모두 롤플레잉 게임(RPG)이었습니다. 이 장르에서 플레이어들은 하나 또는 여러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고, 몬스터와 싸우고, 아이템을 장착하고, 빌드를 바꾸는 등의 "역할 플레이"를 합니다. RPG가 전체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에서 가장 낮은 비율(3%)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가장 높은 지출 비중(31%)을 보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이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깊이 있는 게임이며, 파워업이나 가챠를 통한 수익화가 잘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 강력하고 매력적인 IP. 상위 10개 아니메 게임 중 6개가 인기 IP를 라이선스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아니메 게임에서는 캐릭터 수집이 게임플레이와 수익화의 주요 동력이기 때문에 IP가 그 핵심 동기를 이끄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스토리가 중요한 것입니다.
  • 가챠 수익화. 가챠 게임은 업계에서 가장 높은 사용자당 평균 수익(ARPU)을 보이며, 이는 일본이 국가별 ARPU에서 최상위를 차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챠는 동전을 넣으면 무작위 장난감을 뽑는 일본의 가챠폰에서 유래했습니다. 현대의 유사한 예로는 '피파 얼티메이트 팀(FIFA Ultimate Team)'의 트레이딩 카드 팩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익화 방식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최근 게임들은 최상위 등급 획득률을 높이고, 보상 시스템을 도입하고, 프리미엄 재화 지급량을 늘리는 등 수익화와 재미의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무료 플레이(F2P) 모바일 게임을 다뤘습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PC/콘솔 아니메 게임들도 있습니다: '도키도키 리터러처 클럽(Doki Doki Literature Club)', '페르소나(Persona)' 시리즈,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 시리즈, '파이어 엠블렘(Fire Emblem)' 시리즈, '피닉스 라이트: 에이스 어터니(Ace Attorney)' 등이 있죠. 이러한 게임 프랜차이즈 많은 수가 프리미엄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상당한 성공을 거뒀습니다.

예를 들어,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는 시리즈에서 가장 기대를 모은 작품 중 하나였으며, 출시 3일 만에 350만 카피 이상을 판매했습니다. 3년이 지난 현재는 총 700만 카피 이상이 팔렸습니다.

서구에서는 여러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유저를 위한 아니메 게임을 만드는 역할을 맡았으며, 이들이 플레이어들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지 기대됩니다. '오디세이 인터랙티브(Odyssey Interactive)''오메가 스트라이커스(Omega Strikers)'와 같은 경쟁형 멀티플레이어 PvP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파도 랩스(Pahdo Labs)'는 아니메 게임 '스타라이트 리:볼버(Starlight Re:Volver)'로 시작하는 UGC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빌리버(Believer)'는 원신에서 영감을 받은 오픈월드를 구축 중이며, '스튜디오 사이(Studio Sai)'는 하이브리드 연애 액션 게임을, '스타미(Starmi)''가우디움(Gaudium)'은 영웅 수집형 가챠 액션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들은 플레이어들을 위해 아니메 세계를 구현하는 데 집중하는 수많은 스튜디오 중 일부일 뿐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스튜디오들이 계속해서 게임플레이와 기술의 경계를 넓혀갈 것이며, 이러한 새로운 경험들이 결실을 맺는 것을 보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버튜버가 바꾸는 인간-디지털 상호작용의 경계

AI 컴패니언, UGC, 게임이 어떻게 플레이어들에게 인기 아니메 IP와 상호작용할 다양한 방법을 제공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브이튜빙(VTubing)'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팬들이 직접 인기 있는 아니메 캐릭터가 될 수 있게 합니다.

'버튜버(VTuber)'는 "버추얼 유튜버"의 줄임말로, 실시간 동작을 추적하여 디지털 아바타를 방송에 투영하는 아니메 스타일의 얼굴/신체 리깅을 사용하는 콘텐츠 제작자를 말합니다(예: '키즈나 아이(Kizuna AI)').

이 현상은 서구의 '릴 미켈라(Lil Miquela)' 같은 버추얼 인플루언서와 유사하게, '하츠네 미쿠(Hatsune Miku)'처럼 완전한 디지털 캐릭터로 존재하는 버추얼 아이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버튜버들은 주로 노래, 채팅, 댄스, 게임 등 다양한 방송을 합니다. 이를 통해 제작자는 다른 페르소나를 취할 수 있으며, 외모나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콘텐츠를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브이튜빙은 비교적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커뮤니티로, 아니메 열풍을 타고 더 큰 콘텐츠 시청 및 제작 분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위치(Twitch)'에서 버튜버는 전체 스트리머의 0.4%에 불과하지만, 총 시청률의 5.7%를 차지합니다.

2023년 상반기에는 전체 트위치 시청이 정체된 상황에서도 브이튜빙 시청률이 28% 증가했습니다. '아이언마우스(Ironmouse)'와 같은 상위 버튜버들은 수백만 명의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브이쇼조(VShojo)'홀로라이브 같은 기업들이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브이튜빙은 애플 페이스타임의 미모지나 스냅챗 필터처럼 흔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들은 이 시장에 여러 각도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아이언 버텍스(Iron Vertex)'는 '라이브2D(Live2D)'에 능숙한 디자이너들이 만드는 전문적인 리깅으로 유명하지만, 더 저렴한 옵션이 필요하다면 '하이퍼온라인(Hyperonline)'이나 '고하이브(GoHibe)' 같은 스타트업들이 자신만의 아바타를 쉽게 디자인할 수 있게 해줍니다.

한편 '엠션TV(Mtion.tv)'는 비주얼 기반 프로그래밍으로 아바타의 배경과 환경을 디자인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또한 인간 버튜버를 대신하는 AI인 '뉴로-사마(Neuro-sama)' 같은 버튜버들도 있고, '애니라이브(Anilive)'처럼 버튜버 경험에 특화된 플랫폼들도 있습니다. AI 컴패니언이 인간-디지털 관계를, 멀티플레이어 게임이 인간-인간 관계를 대표한다면, 브이튜빙은 디지털과 인간의 상호작용이 혼합된 독특한 준사회적 관계로서 그 중간에 위치합니다.

결론

오늘날 아니메는 단순한 예술 스타일을 넘어서 있습니다. 성별, 인종, 나이, 지역을 초월하여 가장 크고 수익성 높은 창작 산업 중 하나가 된 콘텐츠 형식이자 문화적 미학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또한 수동적으로 보기만 하는 콘텐츠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역동적인 엔터테인먼트로 발전하며 디지털 놀이문화의 미래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와 UGC 플랫폼, 창작 도구와 혁신적인 게임 시스템, 인터랙티브 브이튜빙과 새로운 아니메 플랫폼까지 - 아니메는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상호작용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현재와 미래의 아니메 팬들에게 가장 흥미진진한 순간들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본 콘텐츠는 2024년 9월 23일에 a16z에서 발행한 "Anime Is Eating The World" 아티클을 번역한 것입니다.

저는 전문 번역가가 아니기 때문에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본 글은 원저작자의 요청에 따라 불시에 삭제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