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을 이해하기 위한 8가지 질문(+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제네시아벤처스의 전 캐피털리스트가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을 평가하는 8가지 핵심 질문(시대 흐름, 소비자 시간, 성공률, 사업 형태, 수익 모델, 지속가능성, 글로벌 경쟁력)을 중심으로 업계의 투자 전략과 성장 방법론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제시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제네시아 벤처스의 전 캐피털리스트 미즈다니 케이고입니다. 2021년 11월에 입사했던 제네시아 벤처스에서 최근 퇴사했습니다.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끊임없는 배움과 자극 속에서 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업계는 물론, 일반 기업과 정부 기관, 크리에이터들까지 다양한 분들과의 만남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3년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목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1년간 활동하며 얻은 통찰과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입니다.둘째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두 가지 관점에서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 엔터테인먼트 분야 창업자들이 투자자에게 자사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
- VC나 기업의 신사업 담당자들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방법
이 글이 더 나은 투자 결정으로 이어져 일본의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산업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VC 업계 신입으로서 경험 많은 선배들과 경쟁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특정 분야에 집중해 리서치부터 네트워크 구축, SNS 소통까지 전방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젊은 캐피털리스트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현장을 잘 이해하고 창업자들과 진정성 있는 대화가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집중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100명 규모의 밋업과 스터디 모임을 주최하고, SNS에서 관련 정보를 공유했습니다. 작년에 쓴 인디 애니메이션 관련 글에는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셨습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운명적인 만남도 많았고, 폭넓은 업계 관계자들과 대화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특히 창업 상담 요청이 늘어난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투자 검토 과정에서 선배 창업자나 기업 관계자를 연결해드리는 등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엔터테인먼트 업계 여러분과의 대화에서 얻은 깨달음을 정리한 것입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 분야에서 도전하시는 스타트업과 기업 관계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사업 분석을 위한 7가지 핵심 질문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창업을 준비하시거나, 이미 창업 후 투자 유치를 계획하시는 분들은 다음 핵심 요소들을 중심으로 기업의 가치를 투자자들에게 전달하시기 바랍니다.
-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가?
- 소비자들의 시간이 어떻게 새로운 콘텐츠로 이동하게 되는가?
- 타석×타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 어떤 형태의 사업인가? (플랫폼/콘텐츠 스튜디오/툴 등)
- 수익 모델은 무엇인가? (광고/방영권/콘텐츠 판매/굿즈 등)
- 지속가능한 운영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 글로벌 진출 시 경쟁력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완벽한 답변을 모두 준비하기는 어렵습니다. 각 요소의 중요도에 따라 강점을 부각하고 성장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각각의 질문들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가? 미디어・툴・문화 수용도・인구통계의 변화
스타트업 투자 검토 시 VC는"향후 5~10년간 예상되는 사회 변화에 부합하는 비즈니스인가"를 반드시 살펴봅니다. 이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시장 축소가 예상되는 분야라면 투자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죠. 이에 대해서는 많은 캐피털리스트들이 상세히 다룬 자료들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미디어・툴・문화 수용도・인구 통계] 이 네 가지 측면의 변화가 사업 환경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핵심입니다. 큰 시대적 변화가 일어날 때 스타트업의 기회가 생기므로, "우리 사업은 ○○이라는 미래의 큰 변화를 포착하고 있습니다"라고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디어의 변화
TV에서 유튜브, 그리고 틱톡으로 이어지는 영상 미디어의 진화가 대표적 예시입니다. 사람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매체가 바뀌면, 콘텐츠 소비 상황과 선호하는 내용도 함께 변화합니다. 또한 표현 방식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더욱 풍부해지고 데이터 용량도 커지고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는 사람들의 여가 시간을 차지하는 서비스입니다. 따라서 콘텐츠 소비 상황의 변화를 주시해야 하며, 이는 주로 미디어의 변화에서 비롯됩니다.
툴의 변화
과거에는 고가의 장비나 스튜디오가 있어야만 음악 제작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노트북 하나로도 고품질 음악을 만들고 튠코어 같은 서비스로 전 세계에 배포할 수 있습니다. 요아소비의 아야세는 맥북 한 대로(키보드도 없이!) 음악을 시작했고, 아도는 옷장에서 녹음한 커버곡으로 시작했죠.
툴의 변화는 콘텐츠 제작자 층을 넓히고 시장을 크게 바꿉니다. 이는 음악뿐 아니라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게임, 영상 편집 등 전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콘텐츠의 기획부터 제작→홍보→판매에 이르는 공급망에서 한 부분의 변화는 연쇄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개인 음악 제작이 쉬워지면서 사운드클라우드 같은 업로드 플랫폼이나 튠코어 같은 음원 유통 서비스의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이 좋은 예입니다.
콘텐츠가 제작되어 세상에 전달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새로운 툴의 등장으로 어떤 단계에 큰 변화가 일어날지, 그리고 실제로 변화가 일어났을 때 어떤 파급 효과가 있을지를 살펴보는 것이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관점입니다.
문화 수용도의 변화
과거에는 부모가 자녀에게 "만화를 읽으면 바보가 된다"고 훈육하던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만화가 일본 문화의 자부심이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장르는 오랫동안 발전하면서 문화적 지위가 높아집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장르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다양한 파생 장르가 생겨나다가, 결국은 빠르든 늦든 쇠퇴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가부키가 에도 시대의 서민 오락이었다는 것이 좋은 예시이며, 한 영화업계 지인은 "앞으로 영화도 가부키와 같은 위치가 될지도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합니다.
현재 니치 마켓에서만 소비되던 엔터테인먼트 장르가 갑자기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면, 그곳에 큰 사업 기회가 있습니다. 미국의 애니메이션・만화・버튜버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예전에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좋아하는 미국인을 덕후 취급했지만, 최근에는 일본 콘텐츠를 즐기는 층이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문화 수용도를 잘못 판단한 사례로 2019년 니지산지의 인도 진출을 들 수 있습니다. 니지산지는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인도에 진출했으나 2021년에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철수의 원인이 인도에서 버튜버 콘텐츠가 성장하지 못한 것이라면, 이는 인도에서 버튜버라는 장르의 수용도가 낮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애니메이션 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2차원 캐릭터 문화가 토대가 되어 버튜버가 파생된 점을 고려하면, 인도는 아직 버튜버 문화를 받아들일 만한 토대가 마련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